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덮칠 조짐이다.
지난해 미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과거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여성들은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관련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의회의 조사를 공식으로 요구했다.
이날 회견은 '16명의 여성과 도널드 트럼프'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알리는 자리로, 영화 제작사인 브레이브뉴필름스가 주최했다.
영화는 이날 회견에 참석한 제시카 리즈, 레이철 크룩스, 사만사 홀비 등 과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 의혹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16명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견에서 "트럼프가 저지른 일련의 부적절한 행동과 (성)도착이 있었다"면서 "불행하게도 이런 행동은 우리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고, 모든 배경의 사람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당파를 떠나 트럼프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의 역사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05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크룩스는 "내가 여기에 온 단 하나의 이유는 이 범죄자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NBC 방송의 여성 앵커 메긴 켈리가 진행하는 '메긴 켈리 투데이'에도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성추행 등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이러한 '폭로' 움직임은 백악관이 이들 여성의 의혹 제기는 거짓말이며, 미국인들은 이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10일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이 "해결된 문제"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모두 이들의 말을 들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해온 백악관이나 공화당의 기류와는 다른 것이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미투'의 순간을 맞고 있다"며 "대선 선거운동의 싸움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거의 시선을 끌지 못했던 여성들이 갑자기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