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서 요즘 뜬다 하는 미용실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어 과연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약 3년 전,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요금 안정을 위해 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까지 시행됐지만, 이 또한 유명무실해져 사실상 소비자들의 지갑만 가벼워지고 있는 실태다.
본지는 요즘 청담동에서 소위 뜬다는 미용실의 컷트 가격을 문의했다. 기자임을 밝히자 몇몇 업소는 가격을 공개하기 거부해 정확한 가격을 찾는데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걸치기도 했다.
압구정 로데오길에 위치한 청담에이블은 가격 표시판에 컷트 6만 원, 파마 20만 원, 드라이 4만 원으로 기본가를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알아본 결과 실장급은 6만 6천 원이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가격도 올라간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차홍 디자이너의 차홍아르더도 디자이너의 연차와 직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컷트를 기준으로 일반 디자이너는 5만 5천 원, 팀장은 6만 6천 원, 실장은 7만 7천 원, 원장은 15만 원, 펌은 30만 원 후반에서 40만 원 초반 대였다. 상담원은 원장의 예약이 다 차서 예약조차 불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아이돌 및 연예인 헤어메이크업으로 유명한 ‘제니하우스’는 컷트 가격대는 5만 5천 원에서 11만 원 사이라고 답변했고 ‘순수’는 4만 4천 원에서 7만 7천 원 사이지만 상담을 해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통해 더 할인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이는 곧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수 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강남역 부근 한 샵에서 3년차 스탭인 24살 A모 씨는 “대부분의 고객은 가격이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보통 ‘이 정도는 하겠지’ 생각하고 와서도 놀라는 사람도 종종 봤다”고 말했다.
또 “손님들이 가격을 내는 만큼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머리 감을 때 마사지도 들어가고 커피도 내어주지만, 시술의 시간이나 스타일의 차이가 크게 있지는 않다”고 고백했다.
최근 친구의 소개로 청담동 한 샵에서 염색을 했다는 B 씨는 “비싸니까 더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무언가의 특권 의식도 느껴지고 청담동에서 머리를 하고 나면 동네에서 하는 것보다 기분전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