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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살아있는 코로나19 환자 장례치러

By Yonhap

Published : April 27, 2020 -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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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과야킬의 묘지에서 매장 앞둔 시신들(AFP-연합뉴스) 에콰도르 과야킬의 묘지에서 매장 앞둔 시신들(AFP-연합뉴스)

에콰도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아 장례까지 치른 70대 여성이 알고 보니 살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환자 신원을 오인해 다른 이의 시신을 가족에게 넘겨준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 엘코메르시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과야킬에 사는 알바 마루리(74)가 40도 이상의 고열과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달 27일 오전이었다.

그날 저녁 병원은 마루리의 동생 아우라 마루리에게 전화해 언니 사망 소식을 알렸다.

일주일 후 가족들은 병원 영안실에 가서 병원 측이 보여준 시신을 확인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1.5m쯤 떨어져 확인한 시신은 알바와 머리 모양, 피부색, 상처 위치까지 같았다.

가족들은 시신을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겼고, 화장도 마쳤다.

그리고 몇 주 후 지난 24일 병원 관계자들이 아우라 마루리의 집을 찾아와 언니 알바가 아직 병원에 살아 있으며,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알고 보니 알바는 입원 후 증상이 심해져 3주간 의식이 없던 상태였다. 그 사이 병원은 다른 사망자를 알바로 오인하고 가족에게 시신을 넘긴 것이다.

23일 깨어난 알바가 의료진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가족에게 연락을 부탁하면서 병원 측도 끔찍한 실수를 깨달았다.

죽은 줄 알았던 알바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기적"이라며 일단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나 병원에 장례비와 정신적 충격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가족의 집에 고이 모셔둔 유골이 누구의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에콰도르 보건부는 병원과 함께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체계 붕괴 위기에 놓인 과야킬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에콰도르의 우한'으로 불리는 과야킬에선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시신들이 거리에 방치되기도 했다.

현재 에콰도르 전체 코로나19 사망자는 576명이지만 과야킬에서만 평소보다 전체 사망자가 수천 명 이상 불어난 것을 고려하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코로나19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바 역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검사를 받지 않아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