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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의 English Cafe] 토종의 영어 극복기

By Yang Sung-jin

Published : April 3, 2013 -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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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쓴 칼럼이 아니라 코리아헤럴드 정치사회부에서 맹활약 중인 송상호 기자의 영어학습기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송 기자는 편집국에서 강력한 취재력과 성실성, 높은 수준의 영문기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남북한 갈등, 군사 쪽 기사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4월 3일에 나갔던 아래 기사도 한 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Allied cohesion at core of N.K. deterrence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30402000802


사설이 길었네요. 국내파인 송 기자가 어떻게 영어를 배우고 최고급 수준에 올라갔는지 소개해 드립니다. ^^


[Guest Contribution] 

토종의 영어 극복기

글: 송상호 기자 (코리아헤럴드 정치사회부)

사춘기 이전, 이른바 언어습득장치 (language acquisition device)가 소멸되기 이전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영어 교육자들은 말한다. 사춘기 이전이면 재미있는 놀이와 함께 영어습득 환경에 놓아 두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처럼 성인이 되어서 생활영어를 접한 사람들은 영어 공부 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냥 많이 듣는다고 해서, 영어를 쓰는 미국에 간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아이들처럼 눈에 띄게 향상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의 노력 없이 미국에 살면서 귀만 열어둔다고 해서 자기가 모르는 영어로 된 소리가 의미 있게 머리 속에 들어 올 수는 없다.

사춘기 이후 외국어 학습자는 “인지적, 의식적”으로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들처럼 직감적 본능적인 언어습득은 어렵기 때문이다. 즉 놀이로 재미 삼아 영어 공부하는 것으로 큰 실력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가 말하는 영어공부 방법이 어떻게 보면 지루하고 따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공부해왔고 나름대로 효과도 있었다.

자화자찬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영어권에 한번도 가지 않고 토익 만점에, 모 언론사 전국 대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 1등, 그리고 같은 해 다른 언론사 영어 수필대회에 1등을 했으니 말이다. 영어를 잘한다는 사람들의 공부 방법을 들어보면 내가 공부했던 방식과 공통점이 많았던 것 같다.

난 일단 질적인 공부와 양적인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시간이 없다면 양적인 방법은 포기하고 질적인 공부에만 매진해야 한다고 본다.

질적인 공부란 매일매일 적은 양의 의미 있는 문장들을 꼼꼼하게 정독하고 입에 붙을 정도로 외우는 것이다. 난 아침에 매일 방송하는 EBS 라디오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매일 빠지지 않고 그 날 분량을 분석하고 암기했다. 하루에 3-4시간 A4 한 장 정도 되는 글들을 무조건 외웠고 그렇게 3년 이상을 보냈던 것 같다.

양적인 공부란 그냥 CNN을 틀어놓고 편하게 듣는다거나 영어로 된 책을 공부한다는 부담 없이 읽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학습되는 효과는 있으나, 집중해서 공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작 머리 속에 표현이 남거나, 내 입으로 자연스럽게 나오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영어에 익숙해지고 억양이나 리듬감을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시간이 부족하면 이런 양적인 공부는 크게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되니 그냥 질적인 공부만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이렇게 질적, 양적인 방법을 병행하다 보면 어느 정도 고급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 생활영어 보다 더 수준 높은 시사영어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개인마다 추구하고자 하는 영어 실력이 다르겠지만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고 싶으면 시사영어는 필 수 이다.

시사영어를 위해 난 AP라디오 뉴스와, 미국 공영방송인 PBS 뉴스를 매일 6분 정도 분량으로 듣고 따라 하면서 스크립트를 외웠다. 스크립트와 방송 MP3 파일은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거의 3년을 그렇게 공부했고 그러다 보니 생활영어와 시사영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부했던 것들은 항상 실제 상황에서 써먹어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매주 2-3일 정도 영어회화 스터디 그룹에 참가했었고, 외국인이 가르치는 수업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외운 표현들을 활용했다. 지나가는 외국인을 붙잡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세상에 공부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영어공부가 나에게도 정말 지겨운 하기 싫은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대학 때부터 10년 넘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목표와 동기부여였다.

영어교육을 전공하면서 최고의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중간에 진로를 바꿔 동시통역사를 꿈꾸며 누구보다도 수준 높은 영어를 쓰고 싶었다. 지금은 영자신문 기자를 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표현을 소개하고 싶은 욕심에 매주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NEWSWEEK, ECONOMIST와 같은 시사잡지를 보며 영어공부를 한다.

친구들은 영자지 기자도 영어공부 하냐며 의아해 하지만 언어공부에는 끝이 없다. 매일 새로운 표현들을 외우고 기억 저편으로 살아져 버린 표현들을 다시 의식 속으로 끄집어 내야 하니 항상 바쁘다.

영어공부를 잘하려면 우선 부지런해야 한다. 그 부지런함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뚜렷한 목표의식 그로 인한 동기부여인 것 같다. 정말 왕도는 없다. 꾸준히 묵묵히 앞을 보고 조금씩 걸어가는 것이 최선이다. 
 

송 기자의 글을 읽고, 저도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승진 코리아헤럴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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